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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가게아저씨

산동네 아이들은 그랬다. 아침에 일어나면, 이도 안 닦고 세수도 하지 않은 채 엄마가 차려놓은 앉은뱅이 밥상에 앉아 , 물에 말아서 게눈 감추듯 밥 한 그릇을 먹고 학교를 가는 그 길이 하루의 시작이었다. 밥 먹는 것만이 자랑이었던, 참으로 가난했던 시절이었다 산동네 사람들은 좁을 길에 나와 앉아 오가는 사람들에게 온갖 간섭을 한다. 그래도 어느 누구도 타박 치 않고 웃어넘기고 , 더위를 피하거나 답답함을 피해 토굴 같은 방보다는 밖이 그래도 숨통을 트이게 한다는 이유를 커서 알았다. 그때는 다 그렇게 불편함을 받아들이는 지혜를 가지고 살았단 갓 같다 그때는 다들 이렇게 사는지 알았다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공과 공터만 있으면 시간 가는지 모르고 놀 수 있는 놀이인지라 학교가 끝나면 학교친구랑..

몸이 피곤했는지 오늘은 새벽에 화장실 한번 안 가고 깊은 잠을 잤다. 매번 주어지는 일주일이다. 몇 번 똑같은 시간에 시작되고, 같은 시간대에 마무리 하고 잠자리에 든다. 어느 날부터 잠을 못 자고 괴로운 새벽을 맞이하는 날이 많아지더니 이제는 익숙해진다. 낯설지 않는다는 게 몸은 좀 불편하더라도, 마음을 편하게 하여 좋다. 그 또한 어설픈 루틴이라 명명해도 좋은지 모르겠지만 비슷한 일과 생각이 반복되는 삶을 산다. 이날도 새벽에 깨여 다시 잠을 청하였으나, 이미 잠은 저만치 달아나버리고 다시 돌아올 기미가 없어 일어나 할 일을 찾는다 책장을 정리한다. 2014년에 쓴 일기책에서 글을 발견하였다. 그때 이런 생각을 하고 살였던 나를 대면하니 우습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하다. 읽다 보니 내가 나에..

붉은색을 온몸에 바르고 윤기 나는 얼굴을 드리우며 도깨비도 무서워 뒷걸음치게 하던 그 용맹함과 결의는 어디 가고 청량한 물과 첫선을 보듯이 만나곤 수줍은 듯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더 붉은색은 고움으로 깊어지고 낯선 듯 물속에 제 몸을 감추고는 숨 쉬듯이 망울망울 물고를 만들더니 물에게 길을 내주며 스쳐 지나가듯 제 몸을 만지는 스킨십에 소스라쳐 놀라고는 서로를 쳐다보며 멋쩍은 미소를 보이고 이내 눈길을 돌린다. 첫 프러포즈는 이렇게 끝이 나는 듯싶었다. 솟구치는 불길이 아래에서 위로 감아오면서 그 뜨거움에 놀라 휘동그리치며, 솟구치듯 내려앉고 부풀듯이 밀어내면, 겨우 손을 내밀어 안아주듯 밀어내고 , 밀치듯 품으며 러브레타를 쓰듯이 붉은 잉크를 펜에 듬뿍 찍어 한 점 한 점 당신을 붉게 물들인다. 당신도..

절 추녀 밑 풍경엔 왜 물고기를 달아놓았는지 아시나요? 물고기가 바람에 이리조리 풍경소리를 울려 퍼지게 합니다. 오수에 젖은 날 마루 녘에 앉아 그 소리를 듣고 있자면 신비로움마저 느끼곤 합니다 풍경 끝의 물고기를 올려다보면 그 뒤로 펼쳐진 푸른 하늘이 보이지요 푸른 하늘은 바로 바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한 마리 물고기가 노니는 바다를 떠올려봅니다. 평온함이 느껴질 것이고 푸른 하늘을 배경 삼아한 마리 물고기가 노니는 하늘에 물이 한없이 풍부한 바다를 그려 넣어 봅니다 하늘 위에 바다는 어떠한 큰 불도 능히 끌 수가 있고 , 전란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사실 광화문 앞에 해태석상을 놓은 것처럼, 사찰 목조 건물을 화재로부터 보호하고자 하는 상징성을 담고 있습니다. 또 하나 큰 이유는 물고..

햄버거를 만들어 팔면서 알았습니다 왜 수제버거를 먹어야 하는지를 말입니다. 건강을 우선으로 한다고 버거를 안 먹는 사람도 많습니다. 옛날에는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섞어서 만든 패티를 우리는 함박스택이라 해서 스테이크대용으로 먹었고 아직도 그 향수가 경양식집에 남아있고 우리네 식탁에서 특식으로 한 번씩 해 먹는 메뉴일 것이다 요 사히 한국은 버거의 붐이 일어난 것 같다. 그 종류도 다양하고 소스도 각자의 개성에 맞게 개발하고 사용하고 있다. 그릴에 패티를 바짝 눌러서 만드는 스매시버거부터 소스를 범벅해서 산더미같이 쌓아 내놓는 버거까지 각양각색의 버거가 한국인의 마음을 유혹하고 입맛을 변하게 하는 듯싶다. 미국에서 팔고 있는 패스트푸드 햄버거가 각광을 받고 있고, 특별한 음식화되어 먹어봐야 하는 음식목록에 ..

딸은 공개적으로 말합니다. "엄마, 내 아기 봐 줄거지" 엄마는 고민이 됩니다. 일하는 딸을 보면 안쓰러워 당연히 도와주어야 하지만 엄마는 자신을 생각하면 선뜩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아직은 일을 하는 엄마라 조심스럽게 간을 보는딸. 분위기가 봐주는 쪽으로 기우는것 같으니, 가까히 사는 아들도 엄마가 유아를 해주길 바란다. 예의있는 아이들로 키우고싶다는 이유를 달아서 말입니다 이러지 저러지도 말을 할수없는 엄마는 고민이 많다. 그렇다고 선뜻 나설수도 없다. 그때가서 상황을 보자는 말 밖에 할말이 없다. 그렇게 일단락되는것 같으나 숙제로 남아 있다. 할머니 하면 허리가 꾸부러지고 삶의 굵은 주름이 있고 ,머리가 허연 노인을 연상하지 않습니까. 저는 그렇습니다. 요즘에는 늦게 결혼하여, 늦게 아이를 가진 엄마..

아침에 일어나면서 느끼는 이감정. 창문으로 쏟아지는 햇살이 따뜻하게 받아들여야 하는데 오늘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늙는다는 것은 생물학적 기능이 떨어지고 육신이 노쇠함만이 아니다. 경제적 활동도 저하되면서. 젊였을 적에는 새근새근 숨소리도 이쁘던 아내는 장군 같은 코골이와 잠꼬대까지 밤마다 침대를 무대인양 경연장을 만드는 제 일등석에서 듣고 몸으로 공유하면서 산다. 운동선수에게만 온다는 입스를 겪는 것 같다. 운동신경이 저하되어 몸이 둔해지고 , 신경장애를 겪는지 머리의 회전이 엉뚱한 곳으로 발현되고, 온몸으로, 마음으로 전해지는 것들이 이제는 압박감이 되어 죄여온다 세상살이들이 급변하게 변화되었고, IMF 도 이겨냈고, 9.21 테러를 온몸으로 맞았고 , 금융사태를 실감 나게 맞닥뜨리며 견디어 온 ..

올해는 특별한 생일입니다. 아들내외 와 딸내미 내외가 새로 새 식구로 참여하는 생일입니다. 수십년 네식구만 하던 생일이 이제 외롭지 않게 여섯 식구로 바뀌고 테이블에 꽉찼습니다 내년에는 더 식구가 들것을 알고 있습니다. 보조의자를 사야합니다 행복합니다. 딸이 자기 손으로 자기 집에서 아버지 생일상을 차려준 날입니다. 철부지 철딱서니없는 딸인즐 알았는데 이렇게 속을 쓰니 얼마나 기쁘고 즐거운 날이 아닐 수 있겠습니까. 하늘도 놀라고 감격했는지, 아침부터 맑고 청명한 빗줄기로 축복을 곁들입니다. 30분이면 갈 수 있는 길을 빗줄기가 더 기대감을 주기 위해서 인지, 즐거움을 배가 시킬 연유인지, 50분이 걸려 도착하였고, 눈앞에 펼쳐진 상위에 마술은 가슴을 설레게 하고 배고픔도 잊고, 어떤게 이렇게 준비했는지..

초등학교부터 별명이 얘어른이었다. 중학교 때의 키가 현재의 키다 고등학교는 극장을 교복만 벗으면 그냥 들어갔다. 군대에서는 웃통을 벗고 앉아있으면 타 소대원은 중사쯤으로 여겼다. 대학교 때는 아버지 양복을 입고 학교를 갔는데 보는 학생마다 교수로 알았는지 목인사를 건네곤 하얐다. 신입 사원 연수 때는 연수생으로 안 보고 지도교사인 줄 알았다고 후일담을 들었다. 그때부터 조금은 젊어지려고 , 안경을 쓰면 어려지려나 하여 안경을 쓰기 시작했는데 , 정말 눈이 나빠졌다. 살다 보니 잘생기고 멋진 것도 하나의 경쟁력이란 것을 살다 보면서 깨닫고, 삶의 영향력 있는 뻭인 것을 알았다. 너무 빽없이 특공대원 처럼 살았다. 지금은 친구도 없다. 아내가 친구고, 아들이 벗이며 딸이 말벗이다. 외롭거나 쓸쓸한 생각을 가..

어제 뉴스를 읽었다. 호랑나비아저씨가 모 당후보를 열심으로 지원유세도 하고 도움도 많이 주었다고 한다.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그 와중에 도움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분도 있고, 낙선한 분도 있다고 합니다. 모두 나라를 위해 자기소신대로 열심을 했고 그결과를 어딴 형태이든 겸허하게 받아드리고 일상으로 돌아갔을 것 입니다. 억울한 이도 있고 ,섭섭한 이도 있을것이고, 감사하는 이들도 있을것입니다.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은 서로 에게 힘이되어주고 , 참 잘싸웠을 것 입니다. 이들 모두 어떤 댓가를 바라고 열심을 한것은 아닐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선거가 끝나고 호랑나비 아저씨에게 전화 한통 걸어온 사람이 없다며 불만과 섭섭함을 토로했더군요. 술자리에서 친한이들과 앉아 할수 있는 이야기가 이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