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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살이
그날은 평소처럼 가게문을 닫고 집으로 향하는 길이였다.평상시에는 차량의 많지 않아서 막히는 일이 없고, 사거리에 한쪽은 일방통행 길이고, 다른 길은 시내로 나가는 사거리 신호등이 있는 길에 오늘은 멀리서부터 경찰신호가 사방에서 번쩍번쩍 거리며 헤드라이트 와 경고등을 밝히고 있다.가끔씩 음주단속을 위해 통제를 하였으나오늘은 도로를 전면봉쇄한 적은 없는데 총기사고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빨리 우회해서 가야 한다고 생각이 미치자돌아 돌아 집으로 향했으나 , 슬쩍 스치는 그 길 선상에서 교통사고를 인지할 수 있었고 , 왜 그런지 궁금증이 유발되고 그냥 있기에는 나의 경박함이 참아낼수 없어 운동이란 핑계 삼아 슬슬 걸어서 가보았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소방차와 경찰차가 불빛을 서로 앞서서 비추며 온길이..
스치듯 지나쳐도 그 향기가 기억난다.스쳐가듯 보지 않아도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자세히 보아야 고움이 더 묻어난다.자세히 보지 않아도 자태가 예쁘다.곁에 있어도 다름이 느껴지지 않고익숙함이 묻어난다 멀리 있어도 손을 내밀며 내손을 닿음이 익숙한 듯 젖어있고낯선 듯 익숙함이 있는 아내가 있다.오늘 자세히 보아도 예쁘다.아내가 이렇게 고운 지마음이 깊은지 생각이 넓은지 사는 것에 바쁘다는 핑계로보석을 몰라 보았고존재를 느끼지 못한 채가치를 몰랐습니다.이제 살다가 옆을 돌아보고 스쳐가듯 다가오는 향기에 익숙해지고지루한 듯 다가온 하루가 새롭게 다가섭니다.자세히 보아야 알았던 것이자세히 보지 않아도 예쁘다 오래 보지 않아도 오래 본 듯 정겹다.다가서지 않아도 품에 있듯 따뜻하다손을 내밀면 손을 잡아주던 위로..
하늘에 하나님이 계셨습니다. 세상을 만드시고 , 땅을 보니 참 보기 좋았답니다.넓은 땅과 높은 산, 그리고 깊은 바다를 만드시고 그곳에 사람들이 살기 시작하였고, 점점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 서로서로를 미워하기 시작했답니다. 욕심이 많아지고 더 가지려 하면서 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하나님은 속이 상하고 가슴이 아프고 마음이 안 좋았답니다. 이곳에서 저곳으로 천 개의 바람은 담아서 보내고 또 이곳으로 불어오고 했답니다.어느 바람은 아기 요람에 다가가서 자장가가 되고 , 엄마의 목소리가 되어서 아기를 상상의 꿈나라로 인도합니다. 아기는 바람에 실려서 긴 꿈여행을 합니다. 천 개의 바람 천사는 아기요정을 요람에 담아 왔습니다.아무도 모르게 첫눈이 내리듯 소리 없이발자국도 남기지 않은 채 말..
매일같이 꿈을 꾼다.장소만 다를 뿐 만나는 사람은 항상 같다.돌아가신 어머니가 밥을 먹자 하는데 얼굴은 기억이 안 나고 느낌으로 안다. 엄마구나 하고 말이다. 꿈은 항상 그렇다. 구체적이거나 확신을 주지 않고 마음에 느낌이 전해진다.얼굴이 보이지 않으니 그 표정을 읽을 수 없고 내 마음이 슬프면 슬픔얼굴로 다가오고, 좋은 일을 안고 잠을 들었으면 밝은 얼굴로 다가선다살아생전에 그저 다정하게 다가섰던 어머니로 항상 다가온다. 어머니 꿈은 항상 마음이 좋다. 어머니는 40대인 것 같다.그때기억이 있다. 10대 때 느꼈던 어머니의 냄새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듯 다가서는 향취로 엄마를 느낄 수 있다너무 다행이다. 아직 엄마가 내 곁에 있다는 것이. 군대에 가서 10주 훈련을 마치고, 가족면회가 허락된 그날에..
새벽에 일어난다.아직 새벽에 찬기운이 느껴지지만 겉옷을 하나 더 껴입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책상에 앉는다.전날에 보다만 ET F에 대하여 이해 안 되는 부분을 다시 읽는다. 나이를 먹은 탓인지 , 생소한 것을 새로 배우는 연유인지 모르지만 알아먹는 것이 늦고 더디다. 물론 금방 잊어버리는 것은 기본이어서 두세 번 다시 보아야 겨우 앞대가리를 기억해 낸다고 할까그래도 배우는 것이 재미있어서 돋보기까지 벗어던지고 열공 중이다.별로 큰 성과는 없지만 뉴스를 들으면 "아, 저 얘기가 그 얘기구나"정도는 깨우친다.아침을 먹고 일하러 간다.1시간 넘게 운전해서 작은 카페에 도착하여 문을 열고 알람을 멈추면 가게 사방에서 전날의 이야기를 전하듯 자기 먼저 도와달라고 아우성이다.나의 루틴은 있다.스시바를 on 하고 받..
5개월이 지난 손녀가 있습니다.아들, 며느리는 출퇴근을 해야 하기에 손녀는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키워집니다.태어나서 100일도 되기 전에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할머니손에서 분유 먹고, 트림시키기, 놀다가 자고 하며 하루가 지나고 지나갔습니다.배가 고프면 짧게 앵하고 우는 것으로 표현할 뿐이지 , 항상 웃고 기쁜 에너지를 내뿜는 손녀랍니다.언제부터인지 월요일 오전에는 누구를 찾는지 두리번거리더니 이제는 주변을 살핍니다. 어른들은 하루가 바쁜지 그냥 지나쳐갔고 , 처음에는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고, 그럴 때는 소리를 내며 같이 놀아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져 버리고 말았습니다어제였습니다. 금요일 저녁 엄마는 2시간을 운전해서 아이를 데리러 왔습니다. 아기는 마치 엄마를 기다렸다는 듯이 밝은 웃음으로 엄마..
새벽에 너무 일찍 깼다.이것저것 전화기를 만지다 어느 목사님의 설교에서 하나님에게 감사하며 살라는 시편말씀을 전하는데 하나님까지는 아니더라도 사소한 것들에게 조차 감사하며 나는 살고 있나 궁금해졌다.하늘이 밝아질 때까지 생각해 보았으나 그다지 감사하며 살아온 것 같지 않다는 마음이 들았다. 피검사를 하는 날이다.어제저녁부터 굶었다. 평상시에는 딱히 배고픔이 없는데 이런 날은 급격히 배고픔이 다가선다. 난 배가 고프면 예민해진다. 오늘도 예외가 아니다검사를 마치고 뒷좌석에 윗옷을 벗어놓는 데, 조그만 상자에 크림치즈를 바른 베이글이 놓여 있다.얼른 한입을 베어 물면서,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다.이 사소한 것들이 지탱하고 살아가는 의미였고, 아내에 숨겨진 손길덕에 살았구나 하고 드는 마음은 늙어..
이 나이는 궁금하거나 새로운 것에 대한 궁금증을 갖는다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 나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이 엉뚱한 호기심들이 "왜일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하여 "왜 그럴까"라는 생각이 마음을 흔들고는 이 마음에 조바심이란 비수를 던져놓으며 머리를 물결치는 물둘레가 생기고, 안달복달까지는 아니더라도 물수제비모양을 하고 저편 호수가까지 던져진다.옛날에는 이 호기심으로 생긴 궁금증은 그냥 몰라고 되는 지식이 되어 버려지고 말았고, 그 질문에 답을 찾으려는 노력이 용이하지 않았음을 미레짐작하여 포기하였고, 묻는다는 자체가 나의 무식함을 드러내는 행위로 자리매김을 하기에 그냥 덮고 묻어버리며 살았다. 허나 요사이는 다르다 "궁금하면 500원"이란 우스개말처럼 지식은 이제 돈이 되고 그 지식을 파는 자들이 우..
-3.8킬로 아들입니다. 마취사이로 들리던 목소리나도 엄마가 되었습니다. 다들 엄마가 되는데 하고 시작한 희망.가문을 위해서도, 남편을 위해서도 아닌나를 온전히 위한 선택이었다.어렵다고 포기하라고 할 때난 한번 더 병원을 갔었고그만했으면 됐어라고 난 무엇이 문제인지 복기했습니다내가 지치고 육체적으로 힘이 들 때아기가 나의 꿈을 만들어 주었습니다.그리고 다시 힘을 냈습니다.3년 하고 4개월 무슨 고집으로 견디고무슨 오기로 참았는지 돌아보며웃음이 나오지만우리 아기와 이렇게 만날 인연이 있기에 이겨냈나 봅니다. 그 인연에 끝자락에 꿈을 두르고 , 사랑을 심었나 봅니다왜 억울하고 답답함이 없었겠습니까그때마다 나의 선택을 믿었고 나를 믿었습니다그리고 그곳에는 항상 꿈을 꾸는 내가 있고, 소망이 있어 참고, 견..
일상으로 돌아왔다.10시간이 넘게 비행기에서 시달리다일요일 낮에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했다.서울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익숙한 곳으로 향하면서도 낯선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은 이국생활이 오래된 탓일까 싶다.태어나서부터 반평생 이상을 살아왔던 그곳이 어색하고 익숙하지 않다의자를 뒤로 한 채 눈보호대를 하고, 마스크도 낀 채 잠을 청한다.이렇게 한잠 길게 자고 일어나면 한국일 것이라는 생각을 안고 눈을 감는다.저가비행기를 탄 탓인지 배가 고프다.내리면 짜장면을 먹어야겠다.공항 내 식당을 돌아보다가 , 문득진해훈련소에서 불침번을 서면서 동기와 함께 먹고 싶은 것을 읊조리던 기억이 새롭다. 한국에 오면 먹고 싶은 게 많다. 그곳에 가면 꼭 먹어줘야 하는 것들이 있다. 어릴 적 먹어봤던 입맛을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