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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가게아저씨

제사 가져가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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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 가져가기

timsuh 2024. 5. 30. 05:38

절 추녀 밑 풍경엔 왜 물고기를 달아놓았는지 아시나요?
물고기가 바람에 이리조리 풍경소리를 울려 퍼지게 합니다. 오수에 젖은 날 마루 녘에 앉아 그 소리를 듣고 있자면 신비로움마저 느끼곤 합니다


풍경 끝의 물고기를 올려다보면 그 뒤로 펼쳐진 푸른 하늘이 보이지요
푸른 하늘은 바로 바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한 마리 물고기가 노니는 바다를 떠올려봅니다. 평온함이 느껴질 것이고
푸른 하늘을 배경 삼아한 마리 물고기가 노니는 하늘에  물이 한없이 풍부한 바다를 그려 넣어 봅니다
하늘 위에 바다는 어떠한 큰 불도 능히 끌 수가 있고 , 전란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사실 광화문 앞에 해태석상을 놓은 것처럼, 사찰 목조 건물을 화재로부터 보호하고자 하는 상징성을 담고 있습니다.


또 하나 큰 이유는 물고기는 깨어있을 때나 잠잘 때나 눈을 감지 않을 뿐 아니라
죽어서도 눈을 감지 않듯 수행자들도 중생들도 물고기처럼 마음의 도를 닦아
언제나 번뇌에서 깨어나,
살아가며 덕을 쌓으라는 의미를 담았다는군요. 기독교인이면서도 스쳐 지나가는 무속의 것들을 믿고 의식하며 사는 것 같고, 지키는 산이 있는 것 같다.


삶과 죽음에는 경계가 있듯, 죽은 이들을 잊고 살다가 어느 날 기억하는 신통방통한 재주를 품은 것 같다
죽었으나 살아 있는 듯 그 경계에 살다가 때로는 신이 되어버린 선인들은 제사라는 지혜를 담아 죽은 이와 살아 있는이 그리고 살아가야 할 이들을 실타래차럼 묶어 냅니다.

제사는 살아있는 자의 몫입니다
살아있는 자들을 하나로 묶는 힘을 가진 절에 걸린 풍경처럼 그 의미를 받아들이고 살아갑니다.


제사는 정성을 깃드려 있습니다
돌아가신 전날에 가족이 모여 대문을 열어놓고, 문도 막지 말고 병풍을 드리우고 큰상에 음식을 준비합니다.
조상이 오시라고 말입니다

맏이는 제사를 준비합니다.
일주일 전부터 제일 좋고, 실한 과일을
사 드리고, 그 모든 몫은 사실 맏며느리의 노고와 희생을 강요하는 제도이지만 말입니다.
아버지에서 아들로 , 아들에게서 손자로 제사는 이어지지만 제사상은 아버지 집에서 , 아들집으로 옮겨지기도 합니다.
혹은 큰형집에서 작은 아우집으로도 옮겨지는 경우도 있고,


왕왕 제사를 휴가지에서 드린다는 사람을 뉴스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꼭 그것을 믿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조상들은 죽은 자도 산자와 마찬가지의 인격과 존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듯이 제사상을 옮길 때는 성묘하고 거기서 유세차 몇 월 몇일 제주 아무개는 아들 아무개에게 제상을 옮기며 , 다음제사 모월모일에는 어느 곳에 오셔서 식사하세요 하고 고한 후  제상상을 옮기는 절차를 가졌다.


이 얼마나  사려 깊은 행동인가, 시어머니 시아버지 도 집에 옴이 싫어서 이름이 어려운 아파트로 이사한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지만 지혜와 조상을 섬기는 마음이 나를 우리를 섬긴다는 것을 나이를 먹으면서 알게 되었다.
어머니 아버지를 뵙듯이 온 가족이 모여 한 상 차려놓고 돌아가신 이를 나누는 시간은 그때는 싫고 부담이었는데

시간이 흘러 이제 오니 그것이 가족임을 알게 하고, 서로를 잊고 있던 안부도 묻고 나누는 것이 꼭 형식만이 아니라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이렇게 가족이란 이름으로 모일 수 있는 지혜를 버리지 않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