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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가게아저씨

개가 되기 싫은 개 본문

카테고리 없음

개가 되기 싫은 개

timsuh 2025. 1. 28. 06:44

어느 시골에 가구수도 몇안되는  마을에 한 누렁이가 살았습니다. 몸집은 크지 않았고 그렇게 사납게도 생기지 않은 누런 털을 가진 개입니다. 드문드문 탈이 빠진 것으로 봐서는 꽤 오랜 살아온 듯싶습니다.

항상 철문옆에 낡은 개집은 빈밥그릇에 노니는 파리 몇 마리뿐 이고, 개집 앞에  길게 누워 턱을 땅에 꿰고 반쯤 감은눈을 한 채 햇살을 아랑곳하지 않고 오후 한나절을  움직임이 없이 누워있는 이 누렁이는 마치 밭일이 싫어 서울로 도망간 막내아들모양인 양  마당에 누워 자는 듯 깬 듯 있습니다.

만사가 귀찮은 듯 누워 있다가도 주인네 식사시간에는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고 마루 끝에 서서 입맛을 다십니다
그러다 고깃덩어리 한 조각이라도 던져주지 않으면 덧마루에 뒷발질로 먼지를 일으키며  자기의 자리로 가서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누워버립니다.

방울장수가 지나가도, 옆집아이가 장난을 걸어도 , 옆집 할머니가 마실을 와도 낯선 이 가 힐끔힐끔 들어다 바도 고개를 한번 들어 보이고 는 만사가 귀찮은 듯 다시 턱을 바닥에 붙이고 움직이지 않습니다.
비가 오면 눈만 몇 번 뜸벅거리고는 천천히 비 새는 개집으로 들어가. 마치 컴퓨터 게임에 빠진 막내 손자모양으로 눕습니다.

"누렁아! 고기 먹어봐"하고 주인네의 목소리가 끝나기가 무섭게 작은 귀를 쫑긋 세우고 한걸음에 와서는 꼬리를 연신흔 들며 입맛을 다시다가도
"누렁아 , 너 여기에다 오줌누지 밀래는 데" 하고 혼이라도 낼라 치면 안 들린 척  고개를 까우뚱 거리며 빤히 쳐다본다. 나는 모르는 일이라는 순진한 눈빛을 한 채말이다.

때로는 긴 혀를 헐떡이며 억울하다는 표정을 듬뿍 담은 채 비굴한 모습도 서슴지 않고 동정심을 유발한다.
누렁이는  먹이 앞에서 야비할 정도로 비굴해지고, 비굴한 웃음을 담아 보인다.
누렁이는 비겁함도 서슴지 않습니다. 본 옆집강아지에게는 허연이를 드러내고 으르렁거리다가도 뒷집덩치 큰 개에게는 꼬리를 똥구멍사이로 내리고 끄응거리는 신음소리를 내며 외목을 삐틀어 몸을 낮추며 옆집 강아지뒤로 숨는 경악스러운 비검함도 서슴지 않습니다.
누렁이의 비열함은 털 빠진 몸뚱이를 비비 꼬며 긴 혀를 헐떡이며 무시해도 될 주인아저씨가 들어오면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있다가도 주인아줌마가 마실 같다 들어오면 둔한 몸을 일으켜 세우고 꼬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흔들어  되며

온마당을  차차차 스텝으로 왔다 갔다 하는 치밀함과 누가 보면  서울에서 온 손자손녀와 놀아주다가 아무도 보는 이가 없다 싶으면 누런 이를 들어내고 가까이 오지 못하게 으르렁거리기 등 너무 치밀하고 확실한 내색을 보이며 살아가던 누렁이는
정말 개가 되기 싫은 개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