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5/08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ags
more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생선가게아저씨

Garbage 가져가는날 본문

카테고리 없음

Garbage 가져가는날

timsuh 2024. 11. 6. 08:00

일주일에 한 번씩 재활용과 음식물들 쓰레기를 치워가는 날이 있다.

우리는 화요일 아침 7시다.
전날인 월요일에 길가에 쓰레기통을 내놓는다. 뚜껑이 앞쪽으로 열리게 하여 recycle통과 garbage통사이를 일정가격 벌려 놓아야 쓰레기를 수거해 간다. 뚜껑이 안 닫친 garbage는 안 가져간다. 물론 통 안에 안 넣은 쓰레기도 안 가져간다.

처음에 모르고 통을 가지런히 붙여 놓았더니 아주 친절하게 안 가져갔다.
전화해서 쓰레기를 안 치워갔다 하니
붙여놓았거나, 통밖에 넣은 것 등은 수거해 가지 않는다고 5분을 넘게 아주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다. 우리 민족은 과잉친절에는 화가 나는 민족인지 아님 내가 화가 많은 탓인지 울화가 난다.
또 쓰레기통을 일요일에 내놓으면 아주 동네에 아주 오래 산 친절한 할머니가 가르친다. 너무 일찍 통을 내놓으면 통행에 방해가 되고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에 월요일 저녁에 내놓아야 한다고 말이다.

앞집에 사는 중국사람과 우리만 일찍이 쓰레기통을 내놓는다. 요사히에는 옆집도 일찍 내놓는다. 아마 아시아인이 아닐까 싶다. 아시아인들은 미국생활에 항상 서둘러 행하는  경향이 있다.
문도 열지 않은 관청에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은 보편적으로 아시아인이나 , 은퇴한 할머니 할아버지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오픈런이 아니라 언어가 짧은 탓이 아닐까 싶다. 내 말만 하면 된다. 친절한 호의를 베푸는 언어행위는 정중히 거절한다.

아침에 쓰레기차가 와서 기계음만 내며 쓰레기를 치워간다. 그리고 한 달마다 그 비용을 내야 한다. 그 대가의 청소비를 내라고 고지서가 문을 두드린다  

일주일에 한 번씩 비워내고 치워내며 사는데 마음은 언제쯤 비웠나?
머리는 언제 한 번씩 비우는 행위를 하고 있나 , 비용은 지불하고 있나, 돌아본다.
지금 돌아보면 마음의 상처를 씻어내고 회복하는 일은 이민자에게 사치였던 것 같다. 인종차별만큼으로 다가서는 삶의 무게가 새벽을 깨우고, 삶의 불안정이 밤이 깊도록 잠을 재우지 않는다.

어제 summer time인 일광절약시간이 해제되어 한 시간이 현 시간보다 뒤로 조정되며 밤이 더 깊어짐에 따라 전에 느끼지 못하던 감정이 생긴다. 요 사히는 피곤함을 가져온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며 살게 되었다.


시간이 댕겨지면 조금 더 일찍 움직이고 뒤로 밀리면  더 많이 일을 하는 본능으로 그 세월을 살았고 , 보낸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머리를 비우는 즐거운 사치를 누리거나 , 마음을 추스르는 여유를 갖지 못하고 살아온 것 같다


이제 젊을 적 이곳에 발을 딛었던 패기와 정열은 이제 없다.
그 패기라는 자리에 한국으로 돌아가 마음을 다스리고 싶고,
그 열망하던 정열의 자리에는 어떻게 연금을 더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셈이 앞서 있다. 한국에서 산날과 미국에서 살날이 점점 같아지면서 한국인이란 몸뚱이로 미국이 흉내를 내고 사는 나를 본다.
오늘은 미국대선이다.
T.V에서는 78세의 트럼프 당선을 점치기도 하고, 80세의 바이든에 뒤를 이어받은  해리스의 승리를 점치기도 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쏟아진다. 내가 예언하건대, 분명 둘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살아갈 날들의
삶의 질과 넓이가 달라질까?
이제는 건강만 지키며 살아가길 소망하고 흐려지지 않는 노망끼만 없길 바란다. 아마  그것은 나의 마음일 것이고 나의 머리가 속삭이는 소리일 것이다.
손을 놓고 , 눈을 감고 그 소리에 귀기우린다. 오늘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쓰레기 치워가는 날에 나를 버린다 조금씩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