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가게아저씨
그리고 달빛 본문
언제가 부터 나는 달빛을 피하고 있었다.
어두워지면 방에 전기를 밝히고,밤길을 걸을때는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불빛에 의지해 걸었고, 하늘을 쳐다보며 달을 보기보다 길옆에 가로등을 더 많이 보았다.

이제 달빛은 토끼가 ,계수나무가, 라는식의 낭만을 잃었고 그냥 밤하늘에 있는 달이다.
창문에 커텐을 달았다.
참 이상하다 .
침대옆에 보조등을 키고 잠을 청하는 날이 많으면서 그윽하게 날마다 변화는 달빛은 커텐에 가두워 버린다.

달빛은 하늘 어느곳에 묻어버린채 어둠을 칠흙같이 만들고는 그믐달이란 이름으로 세상을 침묵속에 담그더니 그비밀을 잠금해제하듯이 은은한 스킨쉽으로 온몸을 만진다. 차가운 혓바닥이 목젖을 스치듯이 온몸에 소름이 돋고,이제는 나를 껴안듯이 내창 가득히 쏟아낸 달빛을 나는 거부한다.

달빛을 따라 걷던 젊은 연인의 사랑이야기는 음산한 사내의 손길에 내놓아졌고,학원을 마치고 총총히 집을 향하던 착한이의 발길을 겁탈하는 이들의 폭력에 안락함을 잊고 산다.
이제 밤은 낭만도 추억도 로맨스도 없다
그냥 범접해서는 안되는 괴기스러운 폐가를 지나치는 행위쯤으로 치부된다.

난 밤이 싫다.
달빛도 싫다.
어둠은 더 싫다.
잠이 나를 떠난후
나는 새벽과 벗삼았다.

그벗은 어둠을 밀어내는 주술이 있다.
그벗은 달빛을 떠나보내는 주문이 있다.
그벗과 벗하면 술한잔은 복채가 되는
그 즐거움에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