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가게아저씨
여우처럼 살고,늑대처럼 즐기자 본문
난 조그만 먹거리를 파는 카페를 운영한다.그리 바쁘지는 않지만
가게문을 열고 들어서면,정해진 시간에 해야 할것들이 줄을 서서 서로 앞다투워 나에게 손짓을 하거나 아우성을 지른다.
그러나 난 차분하게 우선순위를 정해서 일처리를 한다 .난 냉정한 사람이니깐 때로는 순서가 엉켜서 벅찰때도 있지만 말이다.엉성한 면이 있어야 인간적이지 않을까 그렇게 하루를 연다

나는 이 카페를 grape라 부른다. 포도넝굴 옆에 있는가게이고 ,여성적인 이름이 좋아 이렇게 부른다.나이를 먹으니 여성적 성향으로 변한 탓도 있겠지만,난 그런 취향또한 즐긴다.
가까운 지인이 구안와사 가 왔다고 한다.
자고 일어나니 입이 돌아가고 두통으로 머리를 들수 없을 정도의 고통이 있어 잠을 잘수없다 한다

참으로 바쁘게 사는 지인이다.
L.A까지 손자를 보러가기도 하고, 뉴저지의 손녀를 보러가는 열심이 가득한 친구다. 아침에 일찍일어나서 골프를 혼자치러 나가서 낯설은 팀과 조인하여 80대를 치는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넉살이 좋은 사람이다.
회계사 자격을 말년에 취미로 취득한 후 자원봉사하며 너에게 좋은사람이고 , 우리에게는 도움을 구할수 있는 몇 안되는 인성이 좋은 이민1세다.
말하기를 참 좋아하지만 ,그말속에 악의가 담기지 않은 사람이다.

어울리기를 즐기는 이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두문불출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구안와사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것이다. 말수도 적어지고 집에만 있는 시간이 점점 많아지면서 약간의 우울증세도 보이다는 이 남자에게
걱정을 담은 메일을 보냈다

어제 답장메일을 보냈다.
"감사합니다. 삶의 깊이를 더 하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먹먹한 마음으로 한참을 이메일을 읽고 또 읽었다.
살다보면 나 스스로 할수 없는 상황에서 내가 할수 있는일이 무엇일까 곰곰히 헤아려 보면 아마 지난 삶과 지나친 시간이 담담히 다가서나 보다.
젊였을때는 내가 가고 싶은곳을 마음대로 갔으나 이제 나이가 들고 허리에 띠두르고 이끄는대로 가야만 하는 시간이 다가섰다는것을 느끼는 시간이였다.
삶을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하고 진지하게 다가선다. 혼자 방에 앉아 이곳저곳을 만져보다 아픈곳은 없는지 지난날 의료 진료서도 찾아본다

아침에 일어나면 카페로 1시간을 넘게 운전하여 도착하고 그날 팔물건들을 준비하고 미리 챙긴다. 그러면 그녀가 더운열기를 환풍기 팬으로 날려버려주고
햇살도 적당히 포도넝쿨 아래로 가려주면 이제 영업시작할때다.
그렇게 밀물처럼 사람들이 왔다가 썰물처럼 갯벌만 남듯이 청명한 하늘만 오후를 지킨다 . grape 도 오수를 즐기듯이 바람만이 잠시 들렸다 간다 햇볕에 가려진 그늘이 grape 를
등지고 지나갈때쯤, 잊고있었던 노을이 부르는듯 길건너에서 손짓을 할때쯤, 해가 진다.

왜 나는 일을하는가 묻는다.
먹고살기 위해서 라고 대답하면
그뿐인데. 오늘은 생각이 깊어진다.
초심은 그랬다.
손님이 오면 정성을 들어서 샌드위치를 만들고, 맛있게 먹길 소망하였다.
그것이 결국에는 돈이 되기 때문이였을까? 그러면 내가 보잘것 없는 장사치에 불과하겠지, 좋은 재료를 쓰려고 노력했고, 야채를 신선하게 유지시키려 매일 아침 새로 만들고 , 번거롭더라도 묵은것은 쓰지 않기를 하였지만,항상 한계는 존재하는법인가 이제는 만사가 귀찮아지고 그녀에 속삭임 과 당부도 뒷전으로 밀어놓는다.

그러던 어느날 지인의 병마소식을 듣고는 내가 얼마나 더 이일을 할수 있을까 짚어본다.멀리 있을것만 같은 생각이 표면으로 떠오르고,
건강이라는 친구를 가까히 둔다. 어떤것들이 나를 지탱하는지 되짚어본다.
아직 몸을 움직여 일을 할수 있어 감사하다. 젊은날 처럼 목숨걸고 일을 하지 않아도 마음이 편하다.
힘이 들면 일찍 문닫고 ,귀찮으면 늦게 문열면 되지 않는가.

모든 병마가 악귀가 되어 내 주위에 도사리고 있는데 난 운동도 안 하고 왜이러고 있나 싶다.
오늘 대상포진 주사를 맞으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