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가게아저씨
테니스 배우기 본문
운동은 건강을 지키는 행위이다.
그러나 그 운동에 성취욕과 달성욕이 같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마치 티브이를 통해 경기를 시청하는 행위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한다.

테니스를 입문한 지 벌써 5년이 넘어가지만 아직 초보의 티를 못 벗어난 것 같다. 올해는 level을 upgraded 하여 NTRP 3.5 수준을 달성해야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온몸이 햇볕에 시커멓게 변하도록 기초체력을 다진다.

가로길이는 23.78m, 세로 길이는 복식은 10.97m, 단식은 8.23m이다. 면적은 271m 2. 의 코트를 누빈다.
3번 이상을 뛰지 못하고 곧 숨이 막힐 것 같아도 뛰지만 몸이 더는 따라주지 않음을 탓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리라만 핑곗거리인양 투덜대 본다. 그 이상은 무리임을 알고 뛰는 흉내를 내는 모습으로 전환하고 갈증을 해소키위해 아니 쉬기 위해 물한목음 마시고 스스로에게 후한점수를 준다.

단식게임이 있다.
상대방을 모른다. 이름만 안다.
포핸드연습에 들어간다.
그립은 웨스트를 잡고 시작하는데 어느새 내손에 편한 세미로 바뀌어 있어 돌려보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이론에 의하면 몸을 낮추고 와이퍼스윙을 하라 했으나 볼을 치는 순간 나의 머리는 공이 떨어질 곳에 눈길이 가있다. 그래도 잘 맞으면 멋진 샷이 되지만 대개 라켓 가장자리를 맞거나 엉뚱한 곳에 맞는다.
땀이 눈으로 들어간다. 눈을 고정하고 치리라 하면 3번까지는 공에 눈을 띄지 않고 자연스럽게 스윙하는 모습에 도취되는가 싶으면 이내 저산 넘어 고개가 가있다.

그래도 열심히 200개를 쳐본다
애드코드로 보내고 듀스코드로도 보내보고, 슬라이시도 쳐보며 기본은 포핸드라 생각하고 매진한다.
이어서 백핸드연습이 중요하다 제일 어설프고 잘 안 되는 쪽이다.
시합을 위해 두 손백핸드로 바꿨다.
몸통회전이 안되어 팔로만 치다가 이제는 15도 정도 몸을 돌릴 수 있고
앞에서 치는 백핸드가 아니라 앞에서 밑으로 들어가 손목의 회전을 이용한 나름에 날카로운(?) 백핸드에 취해 100 개치다가 지쳐 슬라이스로 바꾸어 치고 있는 요령꾼이되였다.
이 정도 연습이면 하고 집으로 향한다.

오래간만에 해보는 단식이다
상대는 백인이다 오른손잡이에 건장하다. 몸을 푸는데 만만치 않다.
서브도 받기가 까다롭다.
레벨이 3.0이라는데 내가 보기엔 4.0 같다. 속이는 것 같지만 지면 어떻고 이기면 좋고 가 아닌가. 조금은 긴장이 된다.

나의 서브로 선공이다.
지금까지 연습해 온 서브를 상상에서 현실에 풀어놓는다. 보여준다.
가운데 베이스라인에 서서 오른손으로 공을 토스한 후 어깨에 힘을 빼고 슬라이스와 반 플랫으로 코너에 보내는 것이 내 계획이었으나 더블포트다
상대의 비웃음소리가 귀를 때리는 것 같다. 하얀 반바지에 하얀 테니스화 하얀 티까지 입고 폼만 보아서는 윔블던 출전선수 같은 아우라를 풍겼는데 첫 서브부터 마음만 앞선 것 같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천천히 살짝 서브를 보냈다. 제대로 들어갔는데 이게 웬일인가 다운더라인으로 총알을 쏟아붓는 이공을 어찌할까 금강산 유람하듯 지나가는 공만 쳐다보며 수인사로 마무리한다. 1세트는 졌다
0대 40으로 말이다
그래 긴장해서 그래 연습한 시간이 얼마인데 하고 마음을 추스른다.
mr.dugan(상대선수)은 왼손으로 공을 들어 보이며 준비가 됐느냐는 건방진 제스처를 나에게 보낸다.
나도 시건방진 제스처로 반응을 한다.
토스와 동시 내 옆구리를 찌르듯 날아오는 볼을 난 아름답다고 하며 쳐다보기만 한다. 관람석에 앉은 이처럼 말이다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스플릿 스텝후
유니턴 면을 갔다 대기 힘 빼고
볼은 창공을 힘차게 나르고
혹은 중앙에 있는 net에 안부인사 전하러 가거나, 그렇게 6대 0으로 졌다 아주 짧은 시간에 말이다
땀도 안 나고 졌다.
다시는 보지 말자라는 의미 같은
see you again.
그렇게 담식데뷔 전은 비참하게 졌다.
집식구들이 물으면 tie break에서 아깝게 졌다고 해야겠다고 말을 먹였다.
너무 빨리 가면 오해할 수 있으니 혼자 연습을 더하고 간다. 공 3개로 왔다 갔다 하면서 말이다

내일은 더 낫겠지라는 믿음을 같고 말이다. 끊을 수 없는 이 유혹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