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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ux shearling을 너무 사랑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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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ux shearling을 너무 사랑해

timsuh 2024. 4. 12. 07:33

개털잠바를 입고 겨울을 버티고 이겨냈다.
4월 인데도 아직 이개털잠바를 벗지 못하고 입고 있다. 물론 날에는 더워 벗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아직  체감겨울날씨다.


나는 이개털옷이 흰색 검은색이 하나씩 있고 한겨울을 이 옷만 입고 지냈다. 물론 아내도 황토색과 흰색 그리고 이상야리꾸리한 색 이렇게 세 종류가 있다. 20불 안쪽으로 사서 입자고 샀는데 예상외로 그 효율성이 상상을 넘어서 애착옷이 돼버렸다.
첫째는 착용감을 손꼽을 수 있다. 패딩이나 가죽잠바는 착용 후 내 몸의 온도로 일체화를 이루려면 약간의 냉기와 이질감을 느끼고 이겨내야 하지만 이 개털은 입는 순간 따뜻함이 겨느랑이를 타고 어깨로 전해지면서

거실에 화목난로 옆에서 담요를 둘러쓴 느낌이 확 와닿고 바람만 불지 않는 다면 옷과 몸사이에 온기가 그대로 있다는 것이 어릴 적 엄마내복을 입고 학교를 갔던 기억을 새롭게 한다.
그때는 왜 그렇게 추웠는지 모른다
춥다는 이유로 이도 안 닦고 세수도 안 하고 학교에 가고 일상을 실아가는데 아무란 문제가 없었고 지적하는 이도 없고 내가 아는 거반은 그러고 살았다.
그래도 건강하게 아토피도 없이 살았는데 요새는 저항력이 문제인지
각종질병에 노출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이 개털은 보호장비 같은 느낌도 받는다.


난 하얀색(엄밀히 말하면 누런 아이보리색)을 선호한다. 검은색 개털은 내 얼굴이 검정 복슬강아지처럼 검은색만 둥실 떠 다닌다 한다
내가 보아도 폼이 나지 않는다
나이를 먹으니 약간의 폼생폼사가 필요한 것 같다. 젊은 날에는 무시하고 넘어갔던  체면치례를 이제는 나 스스로가 자격지심이랄까 챙기는 것 같다
그러나 평생을 그렇게 살지 않았으니 그 또한 녹녹한 일상이 안된다
옷을 챙기면 머리와 신발이 문제고 이깟도 챙겨서 거울 앞에 서면 늙은 몽뚱아리가 이처럼 고목 같을 수 있을까 하고 나에게 되묻는다.


두 번째는  세탁이 쉽다는 것이다
나이를 먹으면 왜 그렇게 흘리는지
"아빠는 아기들 쓰는 턱받침대 해야 돼"라고 딸년이 말한다.
사실 나는 식탐이 많다 그렇다고 많이 먹지도 못하고 미식가는 또한 아니면서 누가 빼앗는 사람도 없는데 왜 그 작은 입으로 줄줄 흘리며 황급히 먹는지 모르겠다.
지금 돌이켜보면  아릴 적에는  정말 먹는 게 귀했던 것 같다.


삼겹살이란 용어를 어른이 돼서 들어본 것 같다. 돼지고기 쑹쑹썰어서 끓여 낸 김치찌개에서 건져 먹었던 것이 고기를 먹는 전부였던 것 같다.
아버지생신날 먹을 수 있던 불고기
그 국물에 밥이라도 넉넉히 말아먹기를 소원하였던 시절이다 그 시절에는  고드름도 먹었고, 눈도 먹았다.
셋 번째는 무슨 옷과도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약간에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아내는 그래도 조금 비싼 브랜드 옷을 입으면 맵시가 날 것이라고 비싼 개털을 샀지만 언제나 입는 것은 누런 황색 개털만 입는다.


나는 하얀색을 빨면 검장개털을 입으면서 변화를 주지만 아내는 아침에 빨아서 저녁에 또 입는다 그 옷만 말이다.
이제 4월인데  
언제 이개탈에서 벗어나 산뜻한 옷으로 바꿔 입을 수 있을까.
오늘도 따뜻한 봄날을 기다려본다.